영화 온 폴링(On Falling) 리뷰 – 현대 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강렬한 드라마

여러분, 혹시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한 번이라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 있나요?
"이 물건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배송될까?"

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이 서려 있습니다. 그리고 바로 그들의 현실을 강렬하게 담아낸 영화가 등장했습니다.

영화 *온 폴링(On Falling)*은 현대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.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르투갈 출신 감독 로라 카레이라(Laura Carreira)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, 온라인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거대 유통 산업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명합니다.

온라인 쇼핑이 만든 '보이지 않는 노동'

우리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당일이나 익일 배송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.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물류창고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. 영화는 그들이 겪는 육체적, 정신적 피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.

주인공 아우로라(Aurora, 조아나 산토스 분)는 스코틀랜드의 한 대형 물류창고에서 '픽커(Picker)'로 일하고 있습니다. 그녀의 하루는 창고 내부를 끊임없이 걸어 다니며 상품을 찾아내고, 이를 운반하는 반복적인 노동의 연속입니다. 상사는 그녀의 퍼포먼스를 디지털 장치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, 속도가 떨어지면 즉시 압박을 가합니다.

이 모습은 우리에게 켄 로치(Ken Loach) 감독의 작품 *쏘리 위 미스드 유(Sorry We Missed You, 2019)*를 떠올리게 합니다. 두 작품 모두 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와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합니다.

일에 지친 그녀,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?

아우로라는 단순히 몸이 피곤한 것이 아닙니다. 그녀는 매일같이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,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. 그녀의 월급은 빠듯하고, 휴식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. 심지어 회사는 그녀의 성과를 보상한다며 초콜릿 바를 주는 굴욕적인 장면까지 등장합니다.

하지만, 그녀에게 가장 큰 타격은 휴대폰이 고장 나면서 시작됩니다. 99파운드를 주고 수리해야 하지만 손에 쥔 돈은 턱없이 부족합니다. 휴대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닙니다. 직장 연락, 은행 업무, 심지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필수 도구인데, 이를 잃어버리면서 그녀는 점점 더 사회에서 고립됩니다.

소외된 노동자의 외침 –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

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그저 '슬픈 노동 현실'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, 노동자가 느끼는 감정까지 깊이 파고들기 때문입니다.

✅ 영화는 노동이 인간성을 어떻게 갉아먹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.
✅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개인이 얼마나 쉽게 소모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.
✅ 관객으로 하여금 "우리는 이런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여도 되는가?"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.

특히 영화 후반부, 아우로라가 간신히 물류창고를 떠나 요양보호사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을 관통합니다. 그녀는 그제야 처음으로 케이크를 사 먹고, 화장을 하며 '나를 위한 시간'을 가집니다. 하지만 면접관이 던진 단순한 질문 – "좋아하는 게 뭐죠?" – 이 말 한마디에 그녀는 멍해지고, 그동안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즐겼는지 기억조차 못 한 채 무너져 내립니다.

우리가 몰랐던 노동의 현실, 더 깊이 들여다볼 때

이 영화는 단순히 한 노동자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.
그녀는 우리 사회 어딘가에 존재하는 수많은 '보이지 않는 노동자' 중 한 명일 뿐입니다.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클릭하는 쇼핑 한 번, 급하게 주문하는 배달 음식 하나가 사실상 누군가의 희생과 피로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.

🎬 온 폴링은 2024년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, 오는 3월 7일부터 영국과 아일랜드 극장에서 개봉됩니다.

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, 그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우리는 얼마나 인식하고 있었을까요? 이 영화를 보고 난 후, 여러분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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